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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재> 육아일기(feat. 공대 아빠) 애 봐준 공은 없다더니 Write 편집부 2019-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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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재> 육아일기 (feat. 공대 아빠)

    애 봐준 공은 없다더니

    아무리 부모라도 자식에게 서운할 때가 있기 마련입니다. 세 돌도 안된 아이에게도 마찬가지더군요. 얼마 전 아이가 엄마 친구네 집에 놀러간 적이 있는데, 그 집 언니에게 글쎄 “우리 아빠 매일 화내.” 라고 말했다는 겁니다.

    Writer. 김성수

    섭섭한 마음은 가시질 않고

     ”아빠 매일 화내” 라니요. 며칠 동안 저는 충격이 가시질 않았습니다. 딱 한번 밥을 먹이다가 너무 화가 나서 젓가락을 집어 던진 것이 생각났습니다. 그 일 외엔 등원 준비하는데 딴청을 피우거나 뭉그적 거릴 때, 식사시간에 장난을 치거나 괜히 밥을 먹지 않을 때 큰 목소리로 주의를 주고, 환기시켰던 것 정도였는데 말입니다. 아무리 생각해 좀 억울했습니다. 하지만 한 번도 화낸 적 없다고는 말할 수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저도 나름 부처가 되었습니다. 뭔가 잘못된 건 분명했으니 일단 아이의 이야기를 가만히 다 들어주는 수밖에요.

    반성의 시간

    아이를 키우면서 단 한 번도 화나 짜증을 내지 않은 부모는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있으시다면 축하 드립니다. 성인(聖人)의 반열에 오르셨어요.) 다만 차이는 횟수와 강도일 것 같습니다. 아이에게 짜증을 내기 시작하면, 어떨 때는 이게 짜증인지도 모른 채 짜증을 내고 있고, 화를 내다보면 그 화의 강도가 어른을 상대로 하는 것처럼 심해지고 있더군요.

    아이의 말에 충격을 받은 그날 이후 저는 욱하는 감정이 생기면 그 즉시 저를 돌아보았습니다. 훈육이라는 명목으로 너무 고압적인 자세를 취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아이의 문제라기 보다 이건 저의 감정의 문제더군요. 제가 화나 짜증을 내는 상황은 제 감정이 위주가 된 상황이었던 것이죠. 그래서 도움이 될 만한 책들을 이것 저것 찾아보았습니다.

    미운 세 살의 위대함

    제가 화나 짜증을 내기 시작한 것은 아이가 어느 정도 ‘사람’처럼 보이기 시작했을 때였던 것 같습니다. 아이의 자아가 강해지고, 어떤 상황에 대하여 주로 ‘싫다’고 말하는 그 때 말입니다. 아이는 싫은 것도 많고, 원하지 않는 일도 있는 자유의지를 가진 인격체로 성장하고 있었는데, 저는 아이의 심정을 헤아려보거나, 시간을 더 주고 기다려 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는 자라는데 저는 그대로인, 그런 상황이었던 것이죠.

    제가 아이를 다그치는 ‘상황은 시간이 없어서’ ‘밥을 안 먹어서’ 같은 것들인데. 그것에 화가 나는 것은 순전히 제 입장인 것이지요. 시간이 지체되는 것은 아이의 입장에서 아무 문제도 안 되는 것이고, 밥이 먹기 싫은 것은 군것질을 많이 했거나 그다지 배가 고프지 않은 상황일 테지요. ‘아이 입장에서 생각하자’ ‘아이의 뜻을 존중해주자’라는 마음을 먹고 나니 화가 나는 상황을 조금은 수월하게 넘어갈 수 있더라고요.

    아빠도 사람이란다

    그렇지만 지금도 아이에게 화도 내고, 짜증도 내고 있습니다. 아이는 점점 똑똑해지고, 엄마 아빠 기분을 살피며 눈치도 보고, 협상을 하는 능력도 생겼습니다. 예전엔 통했던 방법들이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기도 하고요. 다만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것으로 떼를 쓸 때면 저도 엄한 목소리로 훈육인지 협박인지 모를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아이의 입장에서 이해해 보려고는 하지만, 뭐든지 아이의 뜻대로 맞출 수는 없거든요. 이건 되고, 저건 안되고 하는 확실한 기준과 규칙을 아이도 언젠가는 이해할 거라고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그래도 좀 너무한다 싶을 때는 위로 삼아 그 미운 짓들을 증거 영상으로 남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마저도 쉽지 않네요. 요즘은 동영상을 찍으려 하면 바로 “찍지마!” 하면서 언짢아합니다. 곧 말로도 아이에게 지는 날이 올 것 같습니다.

    되로 주고 말로 받는 화

    화를 내는 습관이 무서운 것은 아이가 부모를 비추는 명징한 거울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지요. 이 시기에 아이들은 부모가 무심결에 한 행동도 그대로 따라 합니다. 요즘엔 아이가 저에게 화를 낼 때가 있습니다. 무언가 뜻대로 되지 않을 때는 소리를 지른다거나, 하고 싶은 말을 한 음절 한 음절 힘주어 말합니다. 그럴 때면 아차 싶은 마음이 들고 조금 과장하면 머리털이 쭈뼛 서기도 합니다.

    육아란 끝없는 반성의 도돌이표 같습니다. 반성하고 실수하고, 또 마음을 다잡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고… 이 글을 쓰면서도 반성을 하는데, 또 아이와 실갱이를 하다보면 반성의 시간은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져버립니다.

    100점이 되어야만 좋은 부모인가

    누구나 좋은 부모가 되고 싶을 겁니다. 넘쳐나는 육아서, 좋은 부모에 관한 교육들, 심지어는 제가 쓰는 이 글 조차 피로한 훈수가 될 수도 있겠지요.

    저도 육아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땐 온갖 정보들을 다 찾아봅니다. 도움이 되는 것도 있고, 공감을 할 때도 있지만, 어떤 때는 그 엄격한 기준에 모두 나를 맞추려고 하면 자괴감이 들고, 심하게는 열패감에 빠지기도 합니다.

    아이에게 심하게 화를 내고, 부정적인 감정을 지속적으로 노출 시키는 것은 일종의 감정적 폭력, 학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그렇지만 부모가 조금의 부정적인 감정도 보이지 않는 것이 최선인 것인지. 그것이 또 가능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문입니다. 부모도 사람인걸요. 매일 배우고, 깨닫고, 또 이내 잊고, 나다운 방법으로 좋은 부모가 되려고 오늘도 애쓰고 있습니다. 많은 부모들이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할거라고 생각합니다. 육아동지들이여! 우리는 정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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